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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제품’과‘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차이
 
서울시민신문
최근 조명기구 제조업체인 A조명의 B대표가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제품’을 ‘불법제품’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밝혀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B대표는 제품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제품을 ‘불법제품’이라고 부르는 대신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는 ‘조명 제품이기는 하지만, 단지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다고 볼 수가 있다.

사실 말의 내용으로만 본다면 ‘불법제품’을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말하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기제품안전관리법’에서 말하는 ‘불법제품’이 바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가리키는 용어인 까닭이다. 즉, ‘불법제품=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불법제품’을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부르는 것에 주목을 하는 이유는 같은 뜻의 말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보느냐 또는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그 말에 담긴 뜻과 뉘앙스가 이 하늘과 땅처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법제품’이라고 한다면, 그 안에는 ‘법을 지키지 않은 제품’이라는 의미가 분명하게 담기게 된다. 즉, 국가가 정한 ‘전기제품안전관리법’을 지키지 않은 채 생산, 유통, 공급하는 제품이라는 뜻이 확실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대목은 “지켜야 하는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반면에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부르는 경우에는 말의 의미가 상당히 달라진다. 즉, “이 제품은 ‘안전인증’을 받은 다른 조명 제품과 똑같은 제품이다. 다만 안전인증을 받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뜻이 된다.

국가가 정한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안전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불법행위’라는 사실이 그다지 큰 잘못으로 느껴지지가 않게 되는 것이다. 그 대신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이나, 받지 않은 제품이나, 다 똑같은 조명 제품이다”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전달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불법제품’을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말을 하면 조명 제품을 만들면 법에 따라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조차 모를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것이 무슨 대수냐?“ 하는 생각을 하고 대수롭지 않게 ‘불법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말이란 매우 미묘한 것이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생각을 담아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생각이 180도 달라지는 것이 바로 ‘말’이라는 얘기다.

이런 ‘말’과 ‘표현’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전기제품안전관리법’이라는 법이 정해 놓은 대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채 생산, 유통, 공급하는 제품을 그저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부르는 것과 ‘불법제품’이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천양지차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불법제품’을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부를 때 그 말에는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나 “불법을 저지른다”는 생각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법치국가’와 ‘법치주의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불법행위’에 대한 불감증을 나타내는 것이다.

물론 조명업체의 입장에서는 현행 ‘안전인증’ 제도가 불합리해 보일 수도 있고, 불필요해 보일 수도 있다. ‘안전인증’을 받고 유지하는 동안 들어거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즉, 엄연히 존재하는 법을 지키지 않고 사업을 하는 것은 바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고, ‘불법제품’을 만드는 ‘불법업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불법제품’과 ‘불법업체’가 만연한 결과 국내 조명산업이 국가의 특별한 감시와 감독을 받는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이 된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서 유통, 공급시키는 행동은 그 자체가 ‘불법제품’을 만드는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해당 업체들은 다시 한 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기 회사가 ‘불법을 저지르는 업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 심사숙고를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업체들의 작은 실수마저도 용서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기사입력: 2015/07/08 [12:47]  최종편집: ⓒ 서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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